초보비행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글라이더 조종의 가장 기본은 회전입니다.  우리는 첫비행 때부터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회전조작을 통해 글라이더를 조종해 오고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쫄비행이라해도 적어도 수십번의 회전조작은 할 것입니다.

  우리는 브레이크코드를 당겨 회전을 통해 방향을 바꾸는 일을,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아무 생각없이,  어쩌면 당연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코드를 조금 당기면 천천히 돌아가고, 많이 잡아당기면 빨리 돌아가고----,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으례 그러려니하고 조종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방향전환이 비행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과 전혀 상관없는, 당연하고도 무덤덤한 기술(어쩌면 '기술'이라는 용어를 갖다 붙이기조차 하찮은-)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러나 방향전환은 생각만큼 쉬운 기술이 아닙니다. 회전을 통한 방향전환은 글라이더 조종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누구나 방향전환은 할 수 있지만, 제대로 방향전환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자신의 조종능력을 가장 쉽게 테스트할 수 있는 방법이 '8자비행'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30초내에 두 원의 크기가 같은 ' 8 자 ' 를 그리며 돌 수 있다면 여러분은 비행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롤링과 피칭연습이 초보비행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라면, 8자비행은 초보비행에서 벗어나는 두번째 걸음인 셈입니다.

직접 시도해 보십시오. 직진비행 중, 왼쪽(혹은,오른쪽)으로 동그란원을 그리며 돌기시작하여 다시 반대쪽으로 같은 크기의 원을 그리며 회전한 후, 당초 진행방향으로 깔끔하게 빠져나오십시오. 생각만큼 '예쁜8자"를 그리며 회전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중간중간 글라이더가 전후좌우로 흔들리면서 대부분 울퉁불퉁한 8자나, 길쭉한 8자, 찌그러진 8자를 만들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넓고넓은 하늘에서 바람이 흘러가는대로, 글라이더가 흘러가는대로 하늘을 적당히 헤집고 다니면서 그것이 패러의 비행인양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비행이 아닌 '표류'입니다.  막연히 떠도는 것과 '비행'은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진정한 비행은 자신의 의지대로 가고자하는 '하늘길'을 따라 날아가는 것입니다.  8자비행을 능숙하게 하게되면 넓고넓은 하늘 속에 보이지 않는 '항로'를 따라 비행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막연히 떠 다니는 것과, 내가 가고자하는 노선을 찾아 가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망망대해에 물 흐르는대로 떠다니며 적당히 움직이는 배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가고자하는 노선을 따라 항해하는 배의 운항능력은 천지차이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비행중에 가상의 선을 만들어 그 선을 타고 가는 연습을 하십시오.  그 능력을 배양하고 검증하는 방법이 바로 '8자비행'입니다.  30초내에 완벽한 8자를 그리기 위해서는 롤링과 피칭을 잡을 수 있어야하고, 제대로 체중이동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능력에 맞게 비록 큰원을 그리더라도 부드럽게 회전하도록 연습하십시오.  연습을 거듭하면서 차츰 원의 크기를 점점 줄여나가십시오.  원의 크기가 적어질수록 롤링과 피칭이 커집니다.
  작은 원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롤링과 피칭을 잡으면서 글라이더를 매끄럽게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추후 써멀써클링 시에도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8자비행은 거의 위험이 없는 평이한 조작이지만, 계속되는 회전으로 고도가 급격히 침하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착륙장 근처에서 충분한 고도를 가지고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8자비행의 완성으로 초보비행에서 완전히 벗어나시길 바라며, 덧붙여 초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곧 중급자가 된다는 뜻이 아님을 밝히는  파란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