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일지

착륙시 하강기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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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15 19:17 조회8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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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10. 31 (수) ,  평창활공장
이륙장 바람 : 서풍 강
날씨 : 맑음(약한 써멀이 이곳저곳 찔끔찔끔-)
착륙장 : 가스트가 심한 북풍 (강 상류에서 하류로-)

말레지아에서 온 크리스와 함께 탠덤 교육비행을 마치고, 발칸으로 솔로비행 중 바람이 거칠어져 착륙 결정, 착륙장으로 진입중, 지상 약 5미터 고도에서 갑작스런 하강기류를 만나, 기체 급강하 착륙....

난기류성 정풍이 강하여 약간 견제상태로 진입 중, 갑자기 고도가 급격히 침하되어 순간적으로 풀다운을 했으나 그대로 하드랜딩..... 앞으로 넘어지면서 모래밭에 분화구 생김..... 이어서 다시 불어온 정풍에 캐노피가 뒤로 끌려가면서 두 다리가 하늘에 들릴 정도로 뒤로 넘어져 나동그라지는 2차 쇼크를 경험..ㅋㅇ....

다행히, 급강하 한다는 느낌을 받고 즉시 풀다운을 했고, 착륙장이 모래밭이고, 착륙을 위해 직립자세를 취하고 있어 전혀 부상은 없었는데.... 운이 나쁘거나 사소한 실수가 있었다면 큰 부상을 당했을 수도 있었던 상황....

이번 경험에 비추어 거듭 착륙접근 시 주의사항을 되짚어 보면....

1. 착륙접근 시에는 (특히, 이번처럼 착륙장 가스트가 심한 경우는 더욱 더-) 항상 추락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합니다.  
똑같은 고도에서 떨어져도 추락할지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 또는 추락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미리 대비하는 경우에는 거의 부상을 당하지 않습니다.  이는 대다수 고참선수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많은 비행경험이 쌓여서, 머리보다 몸이 먼저 위험에 반사적으로 대비하기 때문인듯도 합니다.  
문제는 아무 대비도 없이 있다가 불의의 타격을 받는 경우입니다.  소위 '불의타'를 맞게 되면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게 됩니다. 땅보다 내몸이 더 단단하기만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불의타를 맞지 않도록 착륙시에는 물론 비행시에도 항상 돌발상황을 염두에 두십시오....

2. 착륙접근 시에는 약10 - 20미터 정도 고도에서 직립자세를 취하십시오.. 착륙접근 시 하네스에서 몸을 빼는 이유는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빨라지고, 이번처럼 불시에 고도가 떨어져 급강하착륙을 하게될 때 1차충격을 다리로 먼저 받게 되므로, 멍하게 앉아있다가 몸전체로 충격을 받는 경우보다 부상위험이 많이 줄어듭니다.  최악의 경우 다리가 부러지는 것 나을까요?  허리를 다치는 것이 나을까요?
우리 스쿨회원뿐만아니라 많은 비행자들을 보면 90%이상이 착륙 접근 시 몸을 빼지 않고 착륙순간까지 하네스에 앉아 있습니다만, 이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자세입니다.  비행고수들이 겉으로 보기에 하네스에 끝까지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서, 초급자들도 이를 따라하는지도 모릅니다만, 고수들은 속도가 빠르고 활공비가 긴 글라이더와 하네스의 특성상 앉아있는 것처럼 보일 뿐, 그들도 급강하착륙에 대한 대비를 다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겉모습만 보고 따라하면 절대 안됩니다.
또한 자갈밭처럼 지면이 좋지 못한 경우에 엉덩이 착륙을 시도하게되는데, 이경우에도 몸을 빼고 접근하다가 땅에 닿는 마지막 순간에 다리를 들어 엉덩이로 착륙을 시도하는 것이지, 자갈밭에 안전하게 착륙하겠다고 처음부터 그냥 멍하게 앉아있다가 본의아니게 급강하착륙을 하게되면 상당한 충격을 받게됩니다.
착륙접근시 반드시 몸을 빼십시오...  이 말을 무시하다가는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옵니다......

3. 착륙장에 가스트가 심한 경우 (윈드색이 조용히, 부드럽게 날리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편차가 크게 움직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안전한 곳에서 고도처리를 하십시오.  
평창같은 경우, 모래밭, 갈대밭 위를 많이 벗어나지말고, 떨어져도 충격이 적은 지역 위에서 고도를 낮추십시오. 

4. 저고도에서 급격히 고도가 떨어지면서 하드랜딩이 예상되는 순간에는 빠르고 강하게 풀다운을 하면서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먼저 다리로 충격을 받으면서 가능하면 옆으로 굴러 하네스를 방패삼아 2차충격을 받으십시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글라이더의 전진속도 때문에 발이 땅에 닿자마자 앞으로 처박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번 저의 경험에서도 순식간에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넘어질 때에는 빨리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두손으로 땅을 짚어 얼굴을 보호해야합니다.

하드랜딩을 하고싶어서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드랜딩은 당신이 비행을 계속하는 한, 운명처럼 다가옵니다.  어쨌든 하드랜딩 시에는 온몸으로 방어를 해야합니다.  하드랜딩에 대비하여 일부러 하드랜딩 훈련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드랜딩 시의 상황이 어떻다는 것은 사전에 숙지하고 이런 내용들을 토대로 계속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면,  실상황에 부딪혔을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안전에 충실하고 여러상황에 대한 이미지트레이닝에 열심이라면 하드랜딩도 즐거운 패러글라이딩의 일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즐거운 하드랜딩을 경험한 파란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