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일지

류태웅 님 6월24일 장거리 첫번째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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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15 20:29 조회1,0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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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한지가 벌써 19년차에 접어들었다.

당시에는 자격증제도가 체계적으로 갖추어지지도 않았고,어디 소속이라고하면 대충내주는정도였다.

모든 논리가 발전을 거듭하다보면 시스템의 체계화를 필요로하고,그에 따른 요구사항들이 출현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난 P-5급 도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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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km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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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최고 고도 1,600m
고도 획득이 쉽지 않은 날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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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정밀착륙이라는 주제로 비행을  시작했고,그러다보니 배우기는 했던 릿지비행(사면비행),써멀링등은 적극적이기보다는

가끔 써먹는 기술일뿐이었다.

하지만 P-4~5급의 요구사항은 구체적인 써멀링과 적극적인 사면비행을 요구하는 사항이었다.

상당히 난감한 부분이었다.

이제와서 다시 배워야할 부담감과 계기류의 구비도 부담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장비조차 새로 구비를 해야할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팀동료들의 입문을 독려할뿐 진작 나는 머뭇거리는 초라함(?)마저 연출되기도 했다.

팀동료들은 일취월장의 모습으로 해발고도 2000급까지 상승시키고,20킬로미터를 넘기는 장거리비행이 거듭되고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자신이 최고로 고도를 올린게 1200~1300미터급이었던것같고,장거리는 10킬로미터를 조금 넘겼을것 같았다.

지금의 팀동료들은 거의 더블스코어였다.



우여곡절끝에 장비를 구비하고 또 임대하고 1차도전을 했다.

10킬로미터를 채못가서 착륙. 계기판독으로 내 문제점이 실랄하게 나타났다.

써멀링의 방법과 과감성의 부족이었다.

지금껏 알았던 나의 써멀링에 대폭 수정할 대목이 있었다. 잘못이해하고 있었구나...

써멀링의 반경이 60미터를 넘겼고,45미터급안에서 써클링을 해야한다는 지적사항이었다.



6월24일......

놀부님과 평창활공장으로 출발.

20킬로미터를 도전하기위한 7명의 파일롯트들이 하나둘씩 이륙장을 벗어나 열사냥을 시작했다.

예상보다는 열기운이 드셌고 마치 비포장길을 트럭을 몰고 내달리는 기분으로 열기운에 시달리며 고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7대의 기체들이 여기저기서 고도를 올리고 파이롯트의 모습들은 그에 집중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심지어 비장함마저 온몸에 서릴정도로.......

깜보형이 제일 먼저 스타트하는데 고도가 좀 낮아보였지만 전체적인 열기운으로 봤을때는 괜찮아보였다.

깜보형은 이번에만 완주하면 P-5급을 수료하는 비행이었다.

2번째 주자는 강릉의 재창씨...나와 써멀링을 같이 했는데 선수용기체탓인지 빨리 고도를 올렸고 나보다 100미터 정도 높은 위치에서

출발을 한것이다.

순간....1550미터를 올린 나는 갈등이 생겼다.

고도를 더 확보하려다가는 초행길에 헤매버리는게 아닐까?

바로 앞전비행에서 20킬로미터를 완주한 재창씨를 타켓으로 시작했는데 먼저 가버리면 어떻하지?

나도 스타트.....비록 100미터를 밑돌고 있지만 깜보형은 더 낮은데서 출발했는데.......

1차 목표점은 남병산의 헬리포트.

순조롭게 도착은 했다. 하지만 계곡을 건너뛰기 위해서는 최소 1700미터급은 확보를 해야하지만 지금의 고도는 1100미터정도였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파이롯트들이 하나같이 고도확보를 위한 열기둥을 찾아 헤매고있었다.

1착을 한 깜보형은 한참 아래서 애를 먹고 있었다. 저러다가는 착륙모드로 들어가야 할판이었다.

강릉의 복기형,재창씨는 나름대로 괜찮은 열기둥을 잡고서 고도를 올리고 있었고

놀부형님과 깜보형은 고전을하고 있었다.

2미터급 써멀을 만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컨닝을 한것이다.

재창씨가 잡고 올리는 열기둥 밑으로 파고 들었다. 이 정도면 승부수를 던질만한 기운이었다.

튕겨져 나가지 말아야지...김 실장님의 조언대로 악착같이 파고 들었다. 써클링의 반경을 최소화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며

조금씩 상승을 했다.

고도 1600미터...이제 조금만 더 올리면 된다.

그런데 또 재창씨는 거의 1800미터를 걷어 올리고는 스타트...

다른 파일롯트들은 나보다 높았지만 출발대기상태였고 아직도 고도획득에 정신없이 바쁘다.

이 조용한 하늘 한가운데서 난데없이 몇명의 패러글라이더들이 자신과의 싸움을 벌리고 있는것이다.

참 재미있는 장면들이었다.

지금까지 처음으로 느껴보는 패러글라이딩의 묘미들......사람의 인생사가 한조각 묻어있는 저 모습들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내가 잡았던 열기둥의 기운이 다한듯 0.2~0.3급으로 상승이 거의 멈추었다.

저만큼 재창씨의 앞서가는 모습이 보였고,아직도 다른 기체들은 주변에서 서성거리고들 있다.



계곡을 건너뛰는 과제는 이 비행경로중에 가장 부담이되는 장애물인 고압선 철탑이 산허리를 통과하고 있다.

인간이세운 구조물중에 대산야에 떡하니 세운 흉물이기도하고 또는 위대함일수도 있다.

하지만, 철탑상공을 통과해야하는 패러글라이더들에게는 공포의대상물 일수밖에는 없다.

저번에 원주팀의 만트라jk님은  철탑에서 10미터위를 넘어서서 완주를 했던 초강력 울트라 심장으로 비행을 한적도 있었다.

난 때려죽여도 그 짓은 못한다. 절대로......

보기만해도 기겁을 할 고압선철탑을 10미터정도위를 통과한다는건 거의 미쳤다고 봐야한다.



1600미터의 고도를 가지고 건너뛰기 시작했다.

건너편의 산정상을 목표로....하지만 그 철탑만이 시선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배풍으로 시속 48킬로까지 날아가고 있지만 왜 그리도 철탑은 아직 앞에만 있는지......

간신히 산정상에 도착해보니 먼저 도착한 재창씨는 열사냥을 시작하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다른 파일롯트들은 아직도 남병산 상공에서 머물르고 있다.

계곡을 건너면서 고도를 150미터정도 잃었다.

이제 반밖에 못왔는데 이 고도를 가지고는 절대 부족이다. 다시 컨닝.............

두대의 기체가 한 써멀을 가지고 맞돌고 있었다. 서로를 마주보며 회전목마를 탄냥 돌고 돌고 돌고......

역시나 처음해보는 경험이었다.

둘다 거의 동시에 1600미터를 다시 획득하고는 재창씨는 또 스타트.......

뒤따라붙으면서 장비열세의 느낌이들기 시작했다.

주능선을 포기하고 대화읍상공을 바로 통과하는 루트를 비행했다.

가고싶어서 간 루트가 아니고 앞에서 가는까 따라만 가는 선택의 여지를 모르는 초행길이었기에......

내 장비의 침하속도가 더 빠르다. 선수용기체가 아닌 2-3급 기체로서 겪어야할 상황이었다.

나참! 더러워서......ㅎㅎ

신리삼거리가 보이는 산등성이에 도착했을 때는 서로의 고도 차이가 약 100미터가 넘었을것 같다.

더군다나 난 와류권으로 들어섰다.  심한 기체의 요동속에서 침하속도는 가중되었고 순간 불시착을 할 착륙지를 찾아야할 정도였다.

거의 다와서 이게 뭐냐?...........

약 1킬로미터만 더 가면 될것 같은데.... 다행히 와류권에서 벗어났는지 기체의 요동은 진정되고 있었다.

약한 열기운으로 인해 침하속도도 줄어들었다.

이제 몇백미터만.........

그때 무전기에서 완주했다고 축하한다는 재창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고보니 방금 지나온 신리삼거리가 20킬로미터 지점이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면서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착륙모드로.....................

공식기록은 20.12킬로미터.

120미터를 더간것이다. 간지러울정도로 아주 살짝 더 간것이다.

처음에는 다 그런것이야.....................ㅎㅎ



얼마전에 어느 동호인이 질문하기를 고도 2000미터급을 올라가면 가스트가 심하지?

글쎄요... 저두 아직은 못가봐서 모르겠는데요....근데 얘기를 들어보니 올라갈때는 열기둥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올라가면 고요하데요........

아직 그 대답을 못할것 같다.

아직은 2000미터를 못가봤으니 가본 사람들의 말들이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그런데 한가지는 배웠다.

악착같이 올라가보니 별천지더라고.......................................................................................



p.s 이 글은 자랑하려고 쓴글이 아닙니다. 자랑거리도 안되지만......

     먼저 겪어본 선배 파이롯트들의 경험담들을 통해 간접 경험들을 주기위한 글이었습니다.

     19년차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워서 실력을 보충하고 또 새로운 세계를 만날수 있다는게 인생사이며,

     패러글라이딩이 아닐까 싶습니다.

     P-5급 수료를 한 깜보형과 복기형님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에고....난 언제나 기저귀를 땔런지................ㅎㅎㅎ

    

조나단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꼭 써멀 반경이 60~45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보통 평균이 그렇다..그쯤하면 보통 무난하게들 하신다는 평균이었습니다.
진짜 재미있고, 신나죠?
지금 이제 시작했으니..멋진 마무리까지 화이팅... 06.25. 04:56 -  
장우영 너무 흥미진진하게 글을 읽었습니다!!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게 만드는.. 열정을 갖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좋은 글 감사~ 06.25. 08:25 -  
권헌수 좋은경험의글 잘 읽었습니다.. 이글로서 많은사람들이 비행에 큰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거제 하늘새패러 레옹 .. 08.13. 04: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