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일지

하늘지기 독수리가 된 이야기 - 원 포인트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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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15 19:15 조회9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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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31일...

하계 휴가와 더불어 7월의 마지막 날을 의미롭게 장식하고자 조나단 하계 캠프를 찾았다.

작년 추석 이후 그동안 중국 청도에서 비행다운 비행을 하지 못하여
한국으로 귀국하면 원~없이 비행을 해보리라 다짐하고 다짐한 끝에 갑자기 휴가를 잡아서 나오게 된 것이다...(실은 둘째 수술 날짜가 급하게 잡히는 바람에...아이 수술도 보고, 비행도 하려고...)

비행소녀님의 도움으로 서울 스쿨에서 강원도 평창까지 잘 도착하고...
가는 동안 기상을 확인하니 어제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안개인지 구름인지 하늘이 어둡다..
내 마음도 조금 어두워지고...TT

오랫만에 뵌 스쿨장님, 김팀장님, 김영수님, 그리고 현희씨, 등 여러분과 반갑게 인사를 한 후 활공장으로 향했다...

언제나 그렇듯 탁 트인 평창의 착륙장...
그리고 저 머얼리 보이는 이륙장은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기에 충분하다.

스쿨장님께서 직접 사용 중이신 장비를 빌려 주셨다...
기체는 ADDICT ...2 클라스급이시란다..현재 내가 타고 있는 옥탄과 동급이나 최신 기종으로 성능이 더 좋다고 하셨다...
바리오며, GPS 며 비행복이며 새로 개발하신 번데기(?) 하네스까지 ...
하여간 선수가 갖출 수 있는  폴세트 장비를 사용하라며 빌려 주심에 너무도 황송하고 감사하였다.

여러 회원님들 먼저 이륙하신 후 ...중간 순서로 이륙하며 시작한 첫 비행...

단 한번의 후방 이륙으로 지상을 박차고 나가...평창 이륙장의 좌측면 사면으로 갔는데...
스쿨장님께서 써멀 써클링을 하라고 하신다...

휴~ 난 오랫만의 비행이라 첫 비행은 몸 풀기 정도로 하려고 하였는데...
게다가 모든 장비가 나에게는 처음이라 성능 확인도 안되어 있고...

아니나 다를까...감이 없어서인지  써멀 안에서 조정이 쉽지가 않다...

결국은 다른 분들...열심히 비행하고 있는 사이...몇 번의 릿지로 버티다가 착륙을 하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내 스스로 누누히 이야기 하였건만...
연습 부족한 사람이 좋은 비행을 해 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즉 말도 안된다는 이야기 ㅎㅎㅎ...

착륙장에서 사모님과 함께 비행 중이시던 회원님들 착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방금 전 비행에 대하여 머리 속에 이미지 트레이닝 중인데...착륙하시는 분마다...열이 별로네...그러신다...

쫄 비행에 가까운 비행을 한 나로서는 조금 위로가 되고..
다른 회원님들 비행하시는 사이...나만 쫄 탓을 때의 그 부담감이란...
(아무리 연습이 부족하여 감이 떨어졌다 하더라도...왕년에는 제법 비행 좀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기에...)

두번째 비행...

스쿨장님께서 다가 오신 후 갑자기 무전기에 달린 줄을 내미시면서 한번 잡아 보라고 하신다.
첫 비행을 유심히 살펴 보셨던 스쿨장님께서 원 포인트 비행 클리닉을 하신 것이다.

그런데...이 원포인트 비행 클리닉이 나를 행복하게 할 줄이야...
(역시나 전문가는 많은 문제를 단 한 두가지의 핵심적인 처방으로 해결한다는 사실을 또 깨달았다..)

다시 후방 이륙법으로 자신있게 지상을 박차고 나가...이번에는 산사면 우측으로 붙였다...
왜냐...  우측 산사면 동풍 이륙장 상공에 열비행하는 많은 글라이더가 있어서 나도 합류하고 싶었기 때문...

그런데 여전히 글라이더의 조정성이 좋지 않다...아직 감 부족...

고도가 자꾸 침하가 되어 좌측 산사면으로 이동을 하였는데...현희씨를 만났다...
반갑기도 하고...열심히 써클링을 하며 상승을 하고 있는 현희씨가 부럽기도 하고...

이 때 무전기에 흘러든 스쿨장님 한 말씀...
"좌측에서 릿지 비행을 하시다가 써클링 연습을 하세요..." 그러시고는 더 이상 말씀이 없으시다...

제법 고도 침하가 심하여 릿지로 못 버티면 착륙까지 해야 할 상황~

휴~ 정말 세상에 공짜는 없다니깐?  그동안 많이 못한 써클링 연습이나 하자~라며...
릿지 비행을 하다가 고도가 좀 상승되면 써클 연습 중인데...

갑자기 바리오에서 상승음이 들린다...초당 0.2미터의 상승풍~작지만 반가운...
그래서 써멀의 크기를 대충 짐작한 다음 재빨리 우회전으로 써클링을 시작하였다...

그랬더니 이게 왠 일~

계속된 고도 침하로 인하여 글라이더 무리 중에 가장 낮은 고도에 있었는데...
열심히 돌리고 또 돌렸더니 어느새 800미터의 고도를 확보한 것이다...
(나중에 매가님 도움으로 GPS트랙을 분석해 보았더니 26바퀴에 300여 미터의 고도를 확보한 것이란다...
매가님 말씀에 의하면 완전 노가다 수준... TT )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때 이 써클링 중에 스쿨장님의 원포인트 비행 클리닉이 계속 생각이 나 ...
최대한 말씀대로 하려고 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였다...
그랬더니...그 이전과 다르게 작은 열에서도 계속 상승을 하는 효율적인 비행을 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신무기를 장착한 군인처럼...그 때의 자신감이란!!!...

이젠 놀던 좌측 능선을 떠나 몇 대의 글라이더가 고공 비행 중인 우측 능선으로 이동항여 열을 잡고 있는데...
마침 초당 1미터에서 2.5미터의 상승풍이 나를 하늘로 하늘로 엘리베이터 마냥 올려 준다...
(7바퀴 만에 가장 좋은 상승율로 최고도 확보...)

결국 나는 이날 사고를 치고 말았다...어떤 사고요?

그 날 비행자 중 최고도 확보 (1600여 미터)...
3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비행 (더 장시간을 비행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 포기하고 내려 옴)

그동안의 비행에서 조금씩은 부족했던 비행에 대한 열망을 이루어 낸 것이다.

기상이 좋지 않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나름대로 재미있는 비행을 하였고...
더우기 평창에서는 써멀 비행을 해본 기억이 거의 없었는데
(정말 그동안 평창의 기상이 내 비행에 대한 소망을 들어 준적이 거의 없슴)
이번 만큼은 중국 청도에서 원정 비행 온 나의 소망을 장암산이 허락을 하여 준 것이었다.

고도 1600여 미터가 되었을 때 (클라우드 베이스가 낮아서 더 이상의 고도 확보가 어려운 기상이었슴)
나는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그리고 그 전에는 평창에서 릿지 비행 때는 볼 수 없었던 너무도 아름다운 또다른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즉, 하늘 위에서 지도를 내려다 보고 있는 느낌...
그리고 바람 소리조차 잦아들면서 찾아온 고요함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온함이란...

이 세상을 다 가진 듯..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발 아래 놓여있고...
정말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큰 문제조차 점점 작아지고...
내가 가지고 싶어하는 저 많은 것들 또한 저렇게 작은 한 점이 되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다...

나는 이 느낌을 알기에 내가 아는 많은 사람에게 패러의 장점을 자랑하고 권유를 한다...

상념에 상념이 꼬리를 무는 순간...
여전히 상승음이 계속되고 하늘을 보니 주변이 흐려지면서 시컴한 구름이 계속 나를 상승 시키고...

시컴한 구름의 정체를 알기에 혼자로서 판단이 잘 안되어... 스쿨장님께 콜로 문의를...
" 어떻게 할까요 계속 상승할까요... 상승권을 벗어나서 하강을 할까요?"

누군가가 콜을 해 주시는데 잘 안들린다...

그래서 만약 급하게 하강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기거나
비행 사태에 대비하고자 우선 몇 가지 사항을 준비하였다...

귀접기...B 스톨의 메뉴얼...그리고 비상 낙하산 위치...등등

그러면서 일단 상승권에서 벗어나기로 하고 풋바를 밟아서 최대한 산 사면을 벗어 났더니 이내 하강이다...
그런데 하강 속도 무시 못함....상승권 주위는 강한 하강풍이 불기에...

이륙장 상공에 오니...
에개개? 이륙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 ? 하늘에는 나 혼자 단독 비행 중이고...
이륙장에는 서너 명의 구경군만 앉아서 내 비행을 구경 중이다...(무지 외롭당...)

시간을 보니 오후 다섯시가 넘어가고 ..2시반에 이륙을 하였는데
거의 세시간 가까이 비행을 하여 배도 고프고 혼자 비행하는 것이 영~~

착륙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남들 다 해 보았다는 다리를 찍기를 하고서 돌아와서는 착륙!!!

착륙하였더니 현희씨가 글라이더 접는 것을 도와 준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현희씨가 오랫동안 함께 열비행하지 못하여 아쉬웠다...

그러나 착륙을 가장 잘하는 공인된 현희씨...
주변에 너무도 좋은 사부님들이 많고, 좋은 목표를 가지고 있고...
정말 열심히 노력을 하기에 다음 비행 때는 나보다도 훨씬 좋은 비행을 할거라 생각을 한다...

비행을 마친 후 스쿨장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여 드렸다 ...
스승님의 원포인트 비행 클리닉 때문에 정말로 재미있고 좋은 비행을 할 수 있었음으로...

이어진 저녁 식사와 목삼겹살 파티 때 회원님들 즐겁고 편안한 시간들 되시고...
식사를 마친 후 이어진 비행에 대한 영상 관람...맥가님의 비행트랙 분석 등...

우리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저는 조나단을 사랑합니다...
정말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의 조나단 일원인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패러 글라이더를 사랑하는 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교육 시킬까 늘 고민하시며 발전하는 스쿨과
정말 열과 성의를 다하여 지도하시는 스쿨장님, 팀장님, 교관님들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일등을 넘어 세계의 일등이 되는 그날까지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조나단 화이팅!